Codong's Development Diary RSS 태그 관리 글쓰기 방명록
2023-07-06 00:55:40

요즘 일을 하면서 퇴근하고 유튜브나 SNS를 보면서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내거나, 다른 취미 생활들을 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흘렀다. 2023년부터 네이버 블로그에 따로 달마다 일기를 적기 시작했는데, 여느 때와 같이 운동하고 씻다가 문득 나의 커리어에 대한 기록은 왜 안 하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방치되어 있던 내 블로그가 생각났다.

오래간만에 들어와 보니 마지막에 쓴 글이 벌써 1년이 훌쩍 넘었더라. 사실 이직하고 나서부터 한 번도 블로그 글을 쓰지 않았던 것 같다. 퇴근하고 피곤해서도 있지만, 회사에서 했던 것들을 적기가 블로그에 적기가 애매해서 안 썼던 것도 있다.(사실 귀찮음이 컸던 것 같다.)


📝 블로그 포스팅에 대해

개발자로서 계속해서 업무를 하거나 개인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구글에 검색을 많이 하게 된다. 과거부터 나는 찾고 싶은 라이브러리의 reference를 공식 document나 공홈 같은 것들을 찾아보는 게 제일 좋은데, 대부분 영어로 되어있어 쉽게 설명되어 있는 한국어로 된 블로그를 많이 찾아봤었다.

하지만 어느 때인가 점점 블로그의 글들이 공식 문서를 번역해 둔 글이거나, 거의 그대로 옮겨둔 경우가 꽤 많았다. 심지어는 다른 블로그 글을 그대로 복붙 해두어 두는 경우도 있었다. 문득 나와 알던 개발자 중에서 이러한 이유로 블로그를 하지 않는다는 사람들이나, 심한 경우 블로그 하는 사람들을 조오금 색안경 쓰고 보는 분들의 마음이 살짝 이해가 되었다.

그렇다고 그런 글을 작성한 분들을 비하할 생각은 전혀 없다. 다른 시각으로 보자면 블로그가 결국 자기만의 공간이기에 남들 보는 것을 신경 쓰지 않고 메모장처럼 글을 쓰는 분들도 많은 것을 이해하고 있다. 나 또한 그렇게 적은 글들이 있다.

그래서 나는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적은 글들이 영양가가 있는 글들인가? 물론 사람이 완벽할 수도 없고, 지금도 부족한 실력인데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다 보니 블로그 포스팅을 점차 소홀히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사실 이것도 안 할 이유만 찾는 것 같긴 하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내 생각은 결국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게 했다. 과거에 나는 열심히 블로그 글도 잘 쓰면서 배운 것을 잘 기록하려고 했었는데 달라진 게 무엇일까 생각이 들었다.


🔥 열정에 대해

나는 블로그를 작성할 때에 명확한 목적이 있었다. 솔직히 내 부족한 포트폴리오를 채우는 수단으로써도 많이 이용이 되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그런 목적으로만 쓴 건 아니다. 나의 경험이나 공부했던 것을 정리해서 글로 쓰는 게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라기도 하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에게도 얻는 게 많기도 해서 포스팅한 마음도 컸다.

그 결과 나는 소규모 스타트업을 다니다가 좀 더 큰 규모의 스타트업을 다니게 되었다. 그곳에는 내가 경험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과 체계가 갖추어져 있었다. 이 변화는 나에게 많은 영향을 준 것 같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일을 하는 프로세스였다. 기획자, BE, FE, QE 등 각자의 role이 다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각자 일을 맡아서 움직이면 된다. 이는 많은 효율을 가져온다. 솔직히 이런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사람이 많은 조직에서 원활하게 굴러갈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라는 개인의 입장에서는 조금 달랐다. 이전 회사에서는 기획부터 개발, 테스트까지 혼자 다 했어야 했다(물론 프로젝트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으니 좀 빡새긴 하지만 할 수는 있는 정도였다.). 반대로 이직 후에 일을 할 때 내가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 줄고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은 점도 있지만 이것에 익숙해져 버려서 나에게 주어진 일 외에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 문제가 되었다.

이건 내가 아직 역량도 부족하기에 책임과 일의 범위가 작기 때문에 어쩔 수 없긴 하다. 그래도 나와 같은 입장에서 여기서 두 부류로 나뉘는 것 같았다.

첫 번째는 본인이 다른 role의 업무까지도 궁금해하면서 전체적인 그림을 파악해서 내 일처럼 처리하는 사람.
두 번째는 워라밸 지키면서 주어진 일만 처리하는 사람.

마음만은 나는 첫 번째 부류가 되고 싶었는데, 시스템 속에 스며들어 톱니바퀴처럼 두 번째 부류처럼 일을 하는 게 적응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수동적이게 되고, 어려운 일은 피하게 되거나 다른 동료 개발자들에 숨어 해결되는 것만 기다렸던 것 같다. 이러니 개발에 대한 열정도 점점 식게 되고 지금 이 글을 적게 되는 시점까지 오게 된 것 같다.

그렇다고 아예 개발이 싫은 건 아니다. 나도 무언가 만들고 그 결과를 보고 얻는 보람과 재미가 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같은 팀에 나보다 늦게 들어오고 아예 신입으로 시작하는 분이 있는데, 그분은 첫 번째 부류에 가까웠다. 또 실력이 느는 게 내가 느껴질 정도로 열심히 성장하고 있었다. 눈에 띄게 다른 점은 타 부서의 요청이나 우리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먼저 달려들어 확인을 했다.

같은 환경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인데 누구는 성장하고 누구는 도태된다. 이러한 차이는 결국 마음가짐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예전에 인프콘에서 영한님이 말한 내용이 떠올랐다.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QHlyr8soUDM

이 영상에서 보면 영한님께서는 프로그래머가 문제를 보고 지나치거나, 알아서 해결될 거라고 넘겨버리는 것은 직무유기라는 말까지 했던 것 같다. 나는 문제 해결이 아니라, 내 일감만 처리하기 바빴던 것이 아닌가?

또 엔지니어라면 기술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즉, 기술을 잘 알아야 한다. 나는 딥다이브에도 약한 것 같다. 조금이라도 어려워지면 포기하기 십상이다. 왜 더 파고들지 못하는가. No pain, no gain. 이라는 말도 있는데 아무 대가 없이 기술력을 얻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이 과정은 누구나 겪는 것이고, 이를 이겨내야 성장할 수 있다.


🤔 앞으로 할 것인가?

이렇게 나의 상태나 문제점은 알았다. 하지만 생각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달라지는 것은 없다. 똑같이 도태될 뿐이다. 어떻게 이 문제를 타개할 것인가?

인프콘에서 보면 영한님은 열정은 불쏘시개와 같다고 말했다. 언제 꺼질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추천하는 방법은 루틴, 시스템화를 하는 것이다. 매일 개발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그때에는 아무 이유 없이 그냥 개발 공부를 하는 것이다. 내 의지로 안된다면 내 삶의 환경을 바꾸도록 노력해 보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무 목적 없이 막연하게 개발 공부 한다는 것은 실패할 가능성이 굉장히 커 보인다. 나는 뭔가 할 때 재미가 생겨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에서 재밌었는지 생각해 보면 누군가와 같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할 때, 또는 내가 만든 것이 나 포함 누군가에게 도움 될 때인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하던 사이드 프로젝트를 계속 develop 해보는 게 어떤가 싶다. 나는 웹 개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실제 서비스를 작게라도 운영해 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비록 그 서비스를 주변 사람들 또는 나만 쓴다 하더라도, 쓸만한 것을 만들 수 있도록 해보자. 그리고 그 서비스를 구축하는 과정을 실제로 경험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보자.


😁 마무리

갑자기 씻다가 급발진해서 두서없이 주저리 글을 썼던 것 같다. 하지만 시작했을 때 끝을 봐야 등록되는 게 블로그 글인 것 같다. (임시저장을 해뒀다가 작성 안 해서 사라진 적이 몇 번 있다.)

어찌 됐건 끝까지 하는 놈이 성공하는 것 아니겠는가. 아직 개발이 싫은 것도 아니니 힘닿는 데까지 열심히 할 수 있길 노력해 보자. 미래의 내가 이 글을 봤을 때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했길...🙏

ps. 나와 비슷한 연차의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지도 궁금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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